[출처] (칼럼) 녹색채권(EUGR)이 주목받고 있다.|작성자 dolce vita
녹색채권(EUGR)이 주목받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이 잰걸음이다. 특히 금융 분야에서 기업, 투자자 및 정부의 관심과 대응이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기후변화 이슈를 선도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유럽연합은 기후변화가 금융시장뿐만 아니라 유럽경제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전제하에 대응 방안을 활발하게 논의하고 있다. 핵심은 녹색 채권(European Green Bond)에 집중되고 있다.
지난 2월 28일 유럽연합은 녹색 채권의 기준에 대한 회원국들의 잠정 합의안(provisional agreement)을 발표했다. 녹색채권은 일반채권과는 달리, 기후변화나 친환경 사업을 위한 자금조달을 위해서만 발행되는 새로운 금융상품이다. 지속가능한 성장과 자원효율적 경제 전환을 위한 자금조달을 쉽게 하며, 위장 친환경행위(green washing)의 방지도 목적이다.
세계 최초로 합의된 녹색 채권 기준의 주요 내용은 △채권 발행자의 정보공개 △균일한 요구사항을 준수하는 자발적 표준(voluntary standard) 설정 △친환경 활동으로 인정받는 택소노미에 포함된 영역에 자금 사용 의무화 △녹색 채권 기준의 준수 확인 등을 담고 있다. 이 기준은 현재 다른 나라의 녹색 채권 기준보다 더 엄격하기 때문에 녹색 채권의 신뢰성을 더 높이게 될 것이다.
EU의 녹색채권 기준에는 지속 가능한 경제활동, 저탄소 투자에 대한 택소노미 개발, 에코라벨의 표준 도입도 포함되어 있다. 이에 따르면 채권 발행자는 EU 택소노미에 규정된 분야에 투자해야 하기에 택소노미 기준에 맞추어 투자했음을 인정받게 되고, 투자자들도 지속 가능성과 그린 와싱의 위험을 줄일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합의된 녹색 채권 기준은 채권 발행자와 투자자 모두에게 유용할 것이라는 평가다.
여기서 EU 택소노미(Taxonomy)에 대해 알아보자. 분류학을 뜻하는 택소노미는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활동의 범위를 정하는 것이다. 달리 표현하면 어떤 산업 분야가 친환경 산업인지를 분류하고 여기에 투자가 집중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기준이다. EU에서는 방대한 작업을 거쳐 2020년 6월 그린 택소노미에 관한 규정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기업활동은 기후변화 완화, 기후변화 적응, 수자원의 이용과 보호 등 6개의 환경목표를 달성하는 데 기여해야 하며 이번에 만들어진 녹색 채권은 여기에만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녹색 채권 기준이 만들어지면서 유럽연합 채권의 신뢰를 높이고 투자 기회도 늘어나게 될 것이다. 녹색 채권은 기업의 재무적 성과만을 판단하던 전통적 방식과 달리, 기업 가치와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비재무적 요소를 반영하게 된다. 녹색 채권 발행은 세계적인 흐름인 ESG 경영 확산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유럽 녹색 채권에 대한 잠정 합의로 지속가능 금융은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의에 따라 EU 집행위는 유럽의회, 이사회 사이의 삼자 협의(trilogue)가 시작되었으며 금년 중에 법제화될 예정이다. 녹색 채권은 2021년 현재 전체 채권시장의 3%(1조 달러)에 불과하지만 모든 회원국이 동시에 준수해야 하는 ‘규정(regulation)’으로 만들어지면 발행 규모를 대폭 늘리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이번 녹색 채권 기준 합의는 유럽 연합의 지속 가능한 금융 정책 목표를 지원하고 글로벌 녹색 채권 시장을 선도하게 될 전망이다.(2023.4.4, 스픽스 SPEAKS(http://www.speaks.kr)